결혼이 동성 커플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연구팀이 50세 이상의 미국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남녀 약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한 사람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상태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의 긍정적인 영향이 모든 성적 취향의 부부에게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든 기혼 동성애 커플이 혼자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연구의 주요저자인 제인 골드센 교수는 “스톤월 동성애자 인권투쟁 이후 약 50년 만에 동성결혼이 한낱 꿈에서 합법적인 현실로 바뀌었다”며 “이는 최근 역사상 사회정책에서 일어난 가장 중대한 변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 설문조사 응답자의 약 4분의 1이 기혼이었고, 약 4분의 1은 헌신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절반은 싱글이었다. 기혼자들은 평균 23년 동안 함께 지냈고, 헌신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평균 16년 동안 커플로 지냈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결혼한 경우가 많았고, 결혼한 사람의 대부분은 백인이었다.
또 대체로 기혼자나 장기간 연인관계를 유지해온 사람들이 독신자들보다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가 훨씬 더 좋고, 재력도 더 있고, 지원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기혼자들이 헌신적인 관계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여러 상황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싱글들은 장애를 가질 확률이 더 높았다. 신체적·정신적·환경적인 측면의 삶의 질이 더 낮았고, 파트너와 사별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장애 요인은 남성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미국에서는 50세 이상 성인 중 약 270만 명이 LGBT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이 숫자가 2060년까지 약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대법원이 2015년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린 뒤, 남성 동성 커플 가운데 결혼해 함께 사는 비율은 33%에서 49%로 늘어났다.
이 조사는 남성 동성결혼이 일부 주에서 합법화된 2014년에 이뤄졌으며, 미국 노인학회 공식 저널인 '노인학자')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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