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회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관련법이 통과돼 2백만 명이 넘는 감염자들의 인권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HIV·에이즈 검사·치료 과정에서 감염자들이 받는 차별 대우가 형법상 범죄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인도 보건당국은 10년 동안 준비했고, 3년간 의회에 계류돼 있던 HIV·에이즈 관련법이 통과된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치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에이즈 치료제인 항레트로바이러스(ARV)제제를 2004년부터 환자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규 환자가 많이 줄었다. 인도의 전체 감염률은 0.26%이다. 2015년 발생한 신규 감염자는 8만 6,000명으로 2007년보다 32% 감소했다.
하지만 현재 HIV 감염자는 21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ARV 제제로 치료받고 있는 감염자는 1백만 명에 불과하다.
인도 정부는 올해 약 2억 4,000만 파운드(약 3,508억 원)를 HIV·에이즈 퇴치에 쓸 계획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에 따라 HIV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즉각 치료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ARV 제제를 받으려면 CD4 면역세포 수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인도의 제약업계 HIV 치료제의 1인당 연간 비용은 64파운드(약 9만 3,600원)로 대폭 떨어졌다. 이 나라 제약업계는 개발도상국에 ARV 제제의 80%를 공급하고 있지만, 자국 내 에이즈 클리닉은 물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물량 부족은 대부분 공급망 관리시스템의 문제로 발생한다”며 “특히 취약한 원격지의 약물공급 시스템의 운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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