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은 미국 대법원이 다른 인종과 결혼할 수 있게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지 만 50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퓨리서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하는 미국인이 그동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따르면 2015년에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사람의 숫자는 1967년의 5배에 달하며, 이는 2015년 신혼부부의 약 17%에 해당한다.
특히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아프리카 계 미국인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1980년 이후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흑인의 비율은 5%에서 18%로 대폭 증가했다.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백인의 비율도 4%에서 11%로 크게 늘었다.
퓨리서치는 인종 간 결혼은 다른 종족 간의 결혼은 물론, 같은 인종이라도 히스패닉 계와 비 히스패닉 계 사이의 결혼도 뜻한다고 정의했다.
인종 간 결혼 확률이 가장 높은 신혼부부들은 아시아인 또는 히스패닉계이다. 2015년 결혼한 아시아인의 약 30%가 다른 인종과 혼인했으며, 같은 해 결혼한 히스패닉 계의 약 27%가 비 히스패닉 계와 혼인했다.
하지만 이 그룹에서 인종 간 결혼 비율의 증가세는 주춤했다. 1980년의 경우, 결혼한 아시아인 가운데 33%가 비 아시아인과 혼인했다. 지금까지 가장 흔한 인종 간 결혼 사례는 히스패닉 계와 비 히스패닉 계 사이의 결혼이며, 전체 사례의 42%에 달한다.
이번 조사연구의 공동저자인 그레첸 리빙스턴(퓨리서치 선임연구원)은 “백인의 인종 간 결혼 비율이 가장 낮으며, 이는 백인들의 경우 잠재적인 결혼 파트너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점유율이 점차 늘어났지만 결혼율은 변치 않은 히스패닉계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일부 인종에서의 성별은 인종 간 결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5년에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흑인 신랑(24%)이 흑인 신부(12%)의 2배나 됐다. 지난 몇 년 동안에는 이처럼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아시아인 신랑(21%)은 아시아인 신부(36%)보다 다른 인종·민족과 결혼할 확률이 훨씬 더 낮았다.
또 부유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다른 인종·민족과 결혼할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종 간 결혼에 대한 태도 변화는 특히 큰 변화를 보였다. 1990년, 흑인이 아닌 미국인들의 약 67%가 절친한 친구 또는 친척이 흑인과 결혼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 비율은 현재 14%로 뚝 떨어졌다.
연구팀은 “불과 7년 만에 인종 간 결혼이 사회를 위해 좋다고 보는 성인들의 비율이 15%포인트나 늘어 3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14년엔 37%였다.
연구팀은 또 “특이하게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약 20%는 인종 간 결혼이 사회를 위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인종의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썩 중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빙스턴 선임연구원은 “인종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인종 간 결혼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현상,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상당 비율이 인종 간 결혼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현상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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