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데이트는 선택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아 오히려 불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 반, 물고기 반”이라는 말을 떠올리듯 온라인 바다에는 멋진 이성이 널려 있지만 어떤 사람을 선택한 뒤 이내 후회하는 일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 카탈리나 토마 교수(커뮤니케이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최근 ‘미디어 사이컬러지’저널에 발표했다.
토마 교수는 “온라인 데이트는 최근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일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택으로 데이트 대상을 골라내는 행위 자체가 ‘잔디는 항상 푸르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온라인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선택 횟수, 선택의 번복 가능성, 선택이 애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 152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데이트 대상자 집단(24명)에서 파트너를 선택한 사람들은 소규모 데이트 대상자 집단(6명)에서 파트너를 선택한 사람들보다 1주일 후 훨씬 더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 대규모 데이트 대상자 집단에서 파트너를 고른 사람들은 선택을 번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특히 대규모 집단에서 파트너를 골랐고, 자신들의 선택을 번복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1주일 후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있음을 알 경우 더 크게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는 여러 선택 대상 중 하나를 고를 때 어려움을 겪는 ‘과잉 선택권’의 일종이며, 경제학자들은 이 개념을 초콜릿·펜 등의 제품을 구입 시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심리학적으로는 ‘사후가정사고’ 또는 ‘반사실적 사고’ (counterfactual thinking)로 설명할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으면 사람들은 사후가정사고를 하게 된다. 즉,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대안을 생각하고 평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도가 뚝 떨어지며, 이때 온라인에 되돌아온다.
연구팀의 말이다.
“초콜릿이나 펜과는 달리, 온라인 데이트는 하나의 경험입니다.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로 시간이 많이 걸리죠. 이 때문에 다른 잔디가 더 푸른지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겁니다.”
연구팀은 “선택의 대상이 더 많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나, 온라인 데이트의 장점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의 관계가 오래 가는 사례도 점점 더 늘고 있다.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자신과 비숫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인간의 접속 욕구는 근본적이므로, 앞으로 온라인 데이트가 줄어들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수줍은 사람이나 시간이 제한돼 있는 사람들에게는 온라인 데이트가 매우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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