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성교를 5명 이상의 파트너와 한 남성들은 성생활이 활발한 여성들보다 구강인두암(두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강 HPV 감염의 확률은 구강성교 파트너의 수가 많고 흡연을 하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흡연 남성들과 구강성교 파트너가 5명 미만인 모든 사람들이 암을 일으키는 구강 HPV에 감염된 사례는 흔치 않았다. 또 여성들은 구강성교 파트너의 숫자와는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구강성교로 HPV에 감염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보건영양조사(NHANES)의 일부로 구강 HPV 검사를 받은 20~69세 남녀 1만 3,089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했다. 또 이 진료기록과 구강인두암 진단·사망에 관한 연방 통계를 비교해 구강 HPV 감염에 따른 암 발병 위험을 예측했다.
연구팀은 구강인두암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에 속하는 ‘구강인두 편평세포암’ (OSCC)의 새로운 발병 사례를 특별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고, 구강성교 파트너를 5명 이상 둔 남성들의 HPV 감염률이 15%로 가장 높았다. 또 담배를 피우고, 구강성교 파트너를 2~4명 둔 남성들의 HPV 감염률은 7.1%였다.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구강성교 파트너를 5명 이상 둔 남성들의 HPV 감염률은 7.4%였다.
남성들 가운데 가장 덜 위험한 집단은 구강성교를 한 적이 없는 사람들로 HPV 감염률은 1.5%였다.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구강성교 파트너를 2~4명 둔 남성들의 HPV 감염률은 4%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구강성교 파트너가 한 명 있거나 전혀 없는 사람들은 암을 일으키는 HPV 구강 감염률이 가장 낮았다. 흡연자의 경우 1.8%, 비 흡연자의 경우 0.5%였다. 평생 2명 이상의 성관계 파트너를 둔 여성들의 HPV 감염률은 1.5%로 다소 높았다.
HPV는 100종 이상에 달하나,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HPV는 소수에 불과하다. HPV 16형·18형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고, HPV 16형은 대부분 구강인두암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미국인의 구강인두암 발병률이 2020년까지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성생활이 활발한 남성의 경우엔 특히 발병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따라서 종전의 여자 청소년들은 물론, 남자 청소년들도 추가로 HPV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들의 현재 구강인두암 발병률은 평균 0.7%으로 낮지만, 남성들 특히 흡연자들은 여성들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앰버 드소자 부교수는 “효과적인 검사법을 개발할 경우, 구강인두암 발병 위험군을 밝혀내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남성들의 구강 HPV 감염에 대한 추가 연구를 벌이고 있다. 각기 다른 생물학적 표지자(biological markers)를 연구 중이다. 이는 앞으로 일부 사람들의 구강인두암 검진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일부 연구에 의하면, 암을 일으키는 유형의 HPV 항체 보유자들은 HPV와 관련된 암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나, 이 항체는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따라서 검사의 유용성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현재 이 테스트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고, 연구실 수준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이 내용은 국제 암학술지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에 최근 발표됐다.
이에 앞서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최근, 미국인 남성 9명 가운데 1명꼴이 구강 HPV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인 남성 1,150만 명과 여성 320만 명이 구강 HPV에 걸렸다는 것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2016년부터 11~12세 소녀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이 HPV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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