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사랑’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 남성들은 자신이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크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심리학과의 최신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네덜란드·독일 대학생 396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연인관계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 참가자의 약 60%는 여성들이었고, 대다수는 이성애자들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첫눈에 반한 사랑’으로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강한 육체적 매력에 끌린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낯선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사랑의 삼각형 이론’의 구성 요소인 친밀감·열정·헌신성 등과 함께 성적 매력도를 평가해주도록 요청했다. 또 ‘첫눈에 반한 사랑’의 경험 여부를 물어봤다. 또 참가자들에게 상대방을 알기 위한 20분 또는 90분 동안의 스피드 데이트를 하게 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에게 잠재적인 파트너에 느낌을 물었다.
그 결과 참가자 32명(대부분 남성)이 ‘첫눈에 반한 사랑’을 49회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는 친밀감, 열정, 헌신성 등 일반적인 사랑보다는 육체적 매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력도 점수(5점 만점)가 1점 올라갈 때마다 참가자들이 ‘첫눈에 반한 사랑’을 보고할 확률은 9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피트 데이트의 경우 상호 간에 ‘첫눈에 반한 사랑’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연구팀은 “실제로 처음 본 뒤 보고된 ‘첫눈에 반한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의 닮은꼴이 전혀 아니라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첫눈에 반한 사랑’은 사실, 처음 본 순간이나 나중에 그런 꼬리표를 붙인 것이며, 초기의 강한 성적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사 당시 연인 관계에 있었고 파트너와 첫 눈에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연인관계에서 더 높은 수준의 열정을 보고했다는 점이다.
한편 최근 영국 해리 왕자는 약혼 인터뷰에서 “메건 마크리에 대해 ‘바로 이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아차렸는가”라는 질문에 “첫눈에 알아차렸다”고 답변했다. 자신의 약혼녀가 ‘첫눈에 반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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