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성교육은 부모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언제부터, 어느 선까지,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정답이 없는 탓이다. 이런 고민이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영국 아동국이 11~14세 청소년 580명과 이 또래의 자녀가 있는 부모 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부모의 55%는 성에 대해 자녀와 말하기를 주저했다. 반면 11~14세 사춘기 청소년의 75%는 부모들과 성에 대해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싶어했다.
조사 대상자 중 아버지들은 약 10명 중 1 명이 아들과 성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고, 성관계까지 말 할 수 있는 비율은 단 6%에 불과했다. 어머니들은 66%가 아들과 성에 대해, 65%는 성관계까지도 얘기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들의 4명 중 1명은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것이 혼란스럽고, 두렵고, 겁난다고 답했다. 또 44%는 친구에게서 들은 성 지식을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 성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녀들의 적정 나이는 11~14세로 나타났다. 15세만 돼도 자녀와 부모가 멀어져서 성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기 힘들었다.
조사를 담당했던 작가이자 여성 상담가인 아니타 나이크는 “10대들은 부모가 성에 대해 얘기해 준다고 해서 밖에 나가서 실제로 성경험을 가지라고 부추기는 게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오히려 그 반대로, 성과 성관계에 대해 되도록 자주 대화를 하는 것이 위험 행동을 줄이고 젊은이들에게 성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영국 아동국은 부모들이 성에 대해 쉽게 대화를 꺼낼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TV쇼, 잡지, 신문 등의 내용을 이용해 대화를 시작해보라.
▷성과 성관계에 대해 자녀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알아두라.
▷의견이 다르더라도 자녀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라.
▷소년과 소녀를 동등하게 취급하라.
▷놀랄 만한 얘기를 아이들이 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그들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질문하라.
나이크는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자녀들에게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용기를 줄 수 있다”면서 “자녀들은 부모를 의지할 수 있으며 친구들에게서 압력이 있을 때 꿋꿋이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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