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정상적인 질’이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다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최근 전 세계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단순미용 목적의 소음순 수술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스위스 루체른 주립병원은 최근 15~84세 백인 여성 650명의 대음순·소음순·클리토리스(음핵)·질 입구·회음부 등 외음부의 수치를 측정하는 연구를 벌였다. 이는 외음부에 관한 연구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의 외음부는 모양도, 길이·넓이 등 수치도 사람마다 각기 다르고 그 차이도 매우 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따라서 정상적인 외음부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기준치, 즉 평균 치수를 제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들의 소음순 평균 길이는 43㎜였으나, 전체적으로는 5~100㎜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대음순 평균 길이는 80㎜였으나, 전체적으로는 12~180㎜로 큰 차이가 났다. 클리토리스의 평균 넓이는 5㎜였으나, 전체적으로는 1~22㎜로 큰 차이를 보였다. 클리토리스의 평균 길이는 7㎜였으나, 전체적으로는 0.5~34㎜로 큰 차이가 났다.
올해 초 발표된 캐나다 캘거리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미용 목적으로 소음순 수술을 고려 중인 여성들은 자신들이 정상이라는 확신이 들 경우, 이 수술을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음부의 모습과 길이·넓이에 불만을 품고 소음순 수술을 받는 성인· 청소년 여성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미용성형학회에 따르면 소음순 수술을 받은 미국 여성은 2013년 약 5천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9천 138명으로 늘었다. 2016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39%가 증가한 1만 2,666명이 소음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호주에서는 소음순 수술을 받은 여성들의 약 4분의 1이 25세 미만이며, 그 가운데는 5세 여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순 수술은 1960년대에 처음 등장했으나 수술 흉터 때문에 썩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레이저 수술 기법의 도입 등 발전으로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외음부의 모습에 대해 걱정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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