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주민들의 경우 배우자에게 폭력적인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녀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툴루드대 연구팀이 볼리비아의 아마존 원주민인 ‘츠메인’(Tsimane)족 여성 105명을 인터뷰한 결과다. 해당 지역에는 피임 수단이 없다.
연구 결과 응답 여성 중 약 85%가 평생에 걸쳐 가정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파트너가 폭력을 썼던 해에 아마존 원주민 여성들의 출산 확률이 더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가정 폭력이 진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남성들에게 이롭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점차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진화가 가정 폭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면, 앞으로 가정 폭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 결과 여성을 학대하는 남성들은 폭력을 이용해 파트너를 성폭행해 자녀의 아빠가 될 확률을 높이고, 자신들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폭력적인 남성들의 단일 세대만을 분석했기 때문에 폭력성의 유전에 대해 보여주는 것은 전혀 없다는 지적도 일부 있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 않은 캘리포니아주립대 엘리자베스 필스워스 박사(인류학)는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은 남성의 합목적성을 높이는 진화적 전략의 하나로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종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팬지·개코원숭이 등 일부 종(species)도 짝짓기 상대들을 통제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성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파트너 폭력이 인간 등 영장류에서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주장에 반대한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조너선 스티글리츠 박사는 가정 폭력이 모든 종에게 진화적인 혜택을 준다는 게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여성 3명 중 1명꼴 이상이 평생에 걸쳐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에 직면하며, 세계에서 피살된 여성 5명 중 약 1명꼴이 친밀한 파트너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이 내용은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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