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중풍(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에 성생활 문제의 상담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뇌중풍 생존자들에게는 성생활 문제의 상담이 매우 중요하지만, 재활치료 기간 중 그 문제를 언급하는 건강 전문가들은 썩 많지 않다.
최근 ‘임상 재활’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중풍을 겪은 뒤 성관계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은 환자는 약 15%에 그쳤다. 연구팀이 20~105세의 뇌중풍 남녀 환자 650명과 그들의 파트너 283명의 경험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뇌중풍 생존자들과 그들의 파트너가 뇌중풍의 발병 후 관계 ·성적 역할·자아 정체성·성관계 등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필요한 의료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 가이드라인에 따른 권고사항에는 성생활 문제가 포함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일종의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뇌중풍 생존자들은 성생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지 모르고 있으며, 대다수 건강 전문가들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성생활이 중요한 인간 경험이고 개인의 감정·정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뇌졸중 발병 후 성생활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뇌졸중은 편측마비(얼굴 한쪽의 마비)와 언어장애, 몸 한쪽의 근육 약화 등의 증상으로 신체 능력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주요 발병 원인으로는 흡연·운동부족·고혈압·비만·당뇨병·심장병·연령 등이 꼽힌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중풍의 남성 생존자들은 가장의 역할을 못하게 된 점 때문에, 여성 생존자들은 아내·주부·엄마의 역할을 잃은 것 때문에 각각 심각한 심적 갈등을 빚는다. 이런 정체성 결핍과 역할 상실은 상호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파트너의 자아 정체성까지 해친다. 특히 생존자 자신의 신체를 해친다. 많은 사람들이 뇌중풍 생존자의 몸을 예측할 수 없는 존재 또는 자신들과 별개의 존재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중풍 환자들의 재활치료에는 그 같은 잘못된 개념과 건강의료 전문가들의 우려를 바로잡는 상호작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정상 상황인 경우, 근육운동과 보행기·지팡이·휠체어·발목보조기 등을 활용한 이동훈련, 강제유도 운동치료·관절 가동범위(range-of-motion) 치료 등을 뇌중풍의 재활치료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뇌중풍의 재활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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