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은 여성들의 옷차림에서부터 매력을 느끼는 남성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게 종전의 연구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의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란은 여성의 성욕에 영향을 미칠 뿐, 다른 것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 등은 독일·호주·스위스 등의 이성애자 여성 1,043명의 일일보고서 2만 6천 건을 모아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의 약 60%는 어떤 종류든 호르몬 산아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일일보고서에는 관계·자존심·나르시시즘(자기애) 수준·성욕 및 성행동과 생리주기 등 다양한 측면의 설문조사 결과가 포함돼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란과 성욕 사이에는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란은 여성들의 성적 동기(sexual motivation)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성적 욕구는 생물학적 측면을, 성적 동기는 심리적 측면을 각각 반영한다.
연구팀은 여성들의 성욕이 가임 기간에 높아지며, 이는 먹는 피임약이 (최소한 가임기 동안) 성욕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여성들은 배란을 하는 가임기에 자신들이 더 섹시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종전의 일부 연구 결과와는 정반대로, 배란은 도발적인 옷차림 또는 스타일 변화 등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력을 느끼는 남성 타입에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생리주기의 변화가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는 남성 타입에 영향을 미친다. 즉 배란을 하는 가임기에는 신뢰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매력적이지는 않은 ‘아빠 타입’에 훨씬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배란을 하는 가임기와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는 남성 타입 사이에 그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우리의 삶은 호르몬 또는 피임약 등에 의해 지배되지 않으며, 성생활과 성적 운명은 우리들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한계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독신여성들을 포함해 배란이 성욕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 내용은 ‘성격과 사회심리학’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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