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신체적 매력은 종전 가설과는 달리, 호르몬 수치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글래스고대는 신체적 매력이 높은 성인 여성들의 에스트라디올 또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종전 가설을 뒷받침할 강력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베네딕트 존스 교수는 “이는 진화 심리학에서 인기 있는 ‘여성들의 매력은 호르몬 수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뒤집는 매우 도전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존스 교수에 따르면 왜 특정 타입의 얼굴·몸매를 특히 매력적이라고 여기는지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매우 많이 이뤄졌다.
그 결과 정립된 유력한 가설 중 하나가 매력적인 여성들의 얼굴과 몸은 호르몬 수치의 지표라는 것이다. 또 특정 호르몬 특성을 지닌 여성들, 예컨대 에스트라디올·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비교적 높은 여성들은 임신하는 데 별 문제가 없고, 그 덕분에 좋은 짝을 만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논쟁적인 생각은 인간의 짝(파트너) 선호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 유력한 가설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가설은 표본 크기가 매우 작아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호르몬 수치와 얼굴 매력 및 몸매 사이의 관련성에 관한 가설을 더 큰 표본 크기로 재현해보기로 했다.
연구팀은 여자 대학생 249명(평균 연령 21세)에게 타액(침) 샘플을 제출토록 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또 그들에게서 일정 기준에 맞는 얼굴 사진을 받아, 별도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매력을 평가하게 했다. 이와 함께 여대생들의 ‘힙에 대한 허리의 비율’을 쟀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엉덩이에 비해 허리가 잘록하고 날씬하다.
그러나 연구팀은 높은 에스트라디올·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은 매력도 평가 점수 또는 더 낮은 ‘힙에 대한 허리의 비율’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유력한 가설과는 정반대로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높을수록 ‘힙에 대한 허리의 비율’이 높았다. 힙에 대한 허리의 비율이 낮은 여성(날씬한 여성)은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은 경향이 있었으나, 관련성은 적었다.
이 내용은 ‘정신신경 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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