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의 유해한 화학물질이 정자의 질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리처드 리 박사팀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인간의 정자 품질과 애완견의 정자 품질이 비슷한 감소율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가정에 있는 화학물질이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인간 남성과 개의 정자를 수집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정자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목된 실내 화학물질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PCB153이다. 환경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진 DEHP는 바닥재, 실내 장식품, 옷, 장난감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가소제이며, PCB153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대기·토양에서 여전히 검출되고 있다. 실험을 통해 인간과 개의 정자를 실내 환경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러 화학물질에 노출시켰을 때, DEHP와 PCB153이 정자 운동성을 감소시키고, DNA 단편화를 증가시켜 정자 손상을 유발했다.
건강포털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피임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생활을 하지만 1년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으로 보는데, 난임의 원인은 정자 이상, 정자 운동능력 저하 등 남성의 요소가 약 40%로 알려졌다. 여성의 신체는 건강한 태아를 만들기 위해 운동량이 적은 정자를 차단하기 때문에 정자 운동성이 감소하면 난임 및 불임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DEHP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가방과 신발, 의류 등 아동용 섬유제품 8개에서 DEHP가 최대 158.1배나 기준치를 초과했다. 어린이 및 청소년이 흔히 쓰는 샤프연필류에서도 최대 272.4배까지 초과 검출되어 리콜 조치됐다.
연구를 주도한 리 박사는 “애완견은 사람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정자 품질 저하 등 생식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에 유용한 모델”이라며 심화 연구를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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