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모유에 포함된 특정 당분 성분이 아기들을 ‘그룹B 연쇄상구균(Group B streptococcus)’이라는 박테리아로 인한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룹B 연쇄상구균은 아기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균이다. 모유의 또 다른 효능이 발견된 것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의대의 연구팀이 감비아의 여성 183명을 상대로 한 연구결과다.
그룹B 연쇄상구균은 여성 3명 중 한 명꼴로 질 내에 서식하면서 아기가 출생하거나 수유를 할 아기에게 옮겨질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산모의 모유 속 당분이 이 박테리아에 대한 억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모유에는 ‘인체 올리고당’이라 불리는 여러 가지 형태의 당분이 섞여 있는데 연구팀은 루이스 항원계(Lewis antigen system)와 관련돼 있으며 ‘lacto-N-difucohexaose I’라 불리는 당분 성분이 아기의 뱃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좋은 박테리아에 필요한 양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여성들을 상대로 출산 6일 후와 60~89일 사이에 비교 실험을 했다. 루이스 항원계와 연계돼 있는 당분 성분을 분비하는 여성들의 아기는 장 내 박테리아 더 적었고 이들의 아기는 박테리아 감염도 덜했다. 또 출생 시 장내에 박테리아가 있더라도 이 당분 성분이 많은 아기들은 60~89일째에 박테리아가 더 깨끗이 청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관찰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모유 속 당분 성분의 살균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에 참여한 니콜라스 안드레아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모유의 복잡한 성분과 다양한 효능에 관한 초기 연구에 불과하다”면서 “더욱 많은 모유 연구를 통해 로타바이러스(rotavirus, 유아나 짐승의 갓 태어난 새끼에 위장염을 일으킨다) 등 유아 질환을 예방, 치료하는 데 있어서 모유를 더 적극 활용하는 처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신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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