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는 모두 유전적으로 난잡한 성관계 또는 충실한 성관계 중 하나를 좋아하는 성향을 보이며 이는 손가락의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노스엄브리아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난잡한 성관계에 대한 의견과 검지(집게손가락) 길이에 대한 약지(약손가락) 길이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날리지닷컴이 30일 보도했다.
남녀 양측이 상대방에게 충실(stay)하거나 바람을 피우는(stray)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북미 및 영국 사람 575명을 대상으로 난잡한 성관계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설문 조사하고, 영국 남녀 1,314 명의 오른손 사진을 찍어 분석했다. 그 결과 성관계에 대한 태도와 관련, 남녀 모두 절제된 성사회성(restricted sociosexuality)을 갖는 집단과 무분별한 성사회성(unrestricted sociosexuality)을 가진 집단 중 하나에 속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절제된 성사회성을 가진 사람들은 사귀는 기간을 늘려 한 파트너와 독점적이고 충실한 관계를 형성하는 걸 좋아한다. 이들은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 파트너에게 헌신적인 경향이 있다. 반면 무분별한 성사회성을 지닌 사람들은 여러 파트너와 단기적으로 난잡한 관계를 맺는 데서 만족감을 얻는다.
연구팀이 검지 길이에 대한 약지 길이의 비율을 분석하는 것은 이것이 성적 문란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지보다 약지가 더 긴 유형’은 무분별한 성사회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검지보다 약지가 더 길고, 무분별한 성사회성을 갖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성사회성 관련 설문조사에서 얻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단기적인 짝짓기 전략을 선호하는 비율은 여성 47%, 남성 57%로 나타나 남성이 바람피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남녀 양측은 ‘검지보다 약지가 더 긴 유형’ 이나 ‘검지보다 약지가 더 짧은 유형’으로 나뉜다. 이번 연구 결과 ‘검지보다 약지가 더 긴 유형’이 여성(50%)보다는 남성(62%)에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가락 비율로 본 두 가지 유형이 절제된 성사회성 집단, 무분별한 성사회성 집단과 각각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남녀 양측의 대안적 짝짓기 전략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 첫 연구로 평가된다. 남성을 ‘늑대 대 아빠’(cads versus dads)의 2가지 짝짓기 유형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여성들도 이같이 분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는 두 가지 유형 사이에 유사한 짝짓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음을 뜻한다. 두 파트너가 안정적인 경우 이혼할 가능성이 적고, 불안정한 경우에는 결혼 지속 기간이 짧다.
손가락 길이의 비율을 약 20년 동안 분석한 존 매닝 교수는 “문화적·환경적 요소가 이런 가변적이고 기본적인 유전전략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가락 비율은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뿐만 아니라 축구·달리기 등 스포츠 능력과 생식능력, 폐·심장의 기능 등 신체 상태를 나타낼 수도 있다.
이 내용은 ‘생물학 학문’(Biology Letters)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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