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예전보다 성관계를 훨씬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인들의 성관계 횟수가 25년 전보다 상당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최근 ‘성행동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관계가 미국인들의 성별· 인종·지역·교육수준·직업 등 모든 측면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혼자나 파트너와 동거를 하는 사람들의 성관계가 꾸준히 줄고 있다. 세금 혜택이 있고, 미혼에 비해 성관계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결혼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종합사회조사(GSS)의 1994~2014년 자료를 분석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은 1990년대보다 성관계를 매년 7~9회 덜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대 성관계 횟수는 연 60~62회였으나, 2000년 초 감소하기 시작해 2014년에는 연 53회 미만으로 줄었다.
특히 기혼자의 경우 1990년 연 73회에서 2014년 연 55회로 성관계 횟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혼자의 연간 성관계 횟수(평균 59회)보다도 더 낮은 수치다.
동거를 포함한 결혼율도 1986년 66%에서 2014년 59%로 뚝 떨어졌다. 미혼자들이 성관계를 갖는 횟수는 기혼자의 절반에 그쳤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샌디에이고대 진 트웬지 교수(심리학)는 “행복감이 낮아 성관계를 덜 하고, 그 때문에 행복감이 더 낮아지는 식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성관계 횟수의 감소 원인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오락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 증가, 30세 이상 남녀의 행복감 감소, 우울증의 높은 빈도와 성기능 장애와 관련한 항우울제 사용 등도 성관계 횟수의 감소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성관계 횟수의 감소는 50대와 대졸자, 취학연령의 어린이를 둔 부부, 남부 주민, 포르노를 보지 않는 사람들에서 두드러졌다.
워싱턴대 페퍼 슈워츠 교수(사회학)는 “1980~1990년대 이후 중산층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맞벌이하는 부부가 늘어났고, 성관계 외에 신경 쓸 데가 부쩍 많아져 피로감이 높아진 점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중에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은 부모들은 주말에 이를 보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성관계 시간을 잠식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관계에는 에너지·집중력·시간과 적절한 분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힘겨운 삶의 마라톤에 뛰어든 이상 성관계를 최우선 순위에 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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